이상 그리고 현실
어쩌면 많은 웹디자이너의 지망생들이 나름 생각하고 있는 이상적인 회사생활이 있을 것이다. 특히 디자이너는 말이다. 조금 오버해서 예를들면 화창한 날씨 멋진 옷을 입고 목에는 ID카드를 걸고 한손에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카페 같은 멋들어진 사무실에서 깔끔한 내 책상에 앉아서 나의 예쁜 피규어랑 눈을 맞추고 센스있게 일을 시작한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회의를 하며 하하호호 간식과 커피를 마시며 즐겁게 팀 회의 후 마무리 업무까지 끝! 그리고 어느덧 퇴근시간 퇴근 후 친구들과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
필자가 생각해도 정말 멋진 생활이다. 물론 이 이상적인 생활이 모두 헛된 것만은 아니다. 맞는 것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이상적인 생활이 왠지 가깝게만 있을것 같을지도 모르겠다. TV 드라마, 또 인터넷 매체에서 보여지는 디자이너들은 모두 감각적이고 세련되고 여유로운 모습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위의 이상과 같은 생활 하는 분이나
최소한 일과 개인 삶의 균형이 맞는 회사를 다니는 디자이너라면 복 받으신 겁니다.
이걸 워라벨이라고 하죠?(Work and Life Balance)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소개좀(…)
앞으로 적을 이야기들은 필자 또는 옆에서 지켜본 현실적인 생활을 조금 적어보도록 하겠다. 참고하는 정도로 또는 필자의 경험이야기를 듣는 정도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것
이상적인 근무 이야기중에 표면적으로 있을 법하거나 또는 이상과 같은 부분을 적어보자면 "카페 같은 사무실","피규어", "모닝커피한잔" 정도. 그마저도 카페 같은 사무실은 그냥 없다고 생각하는게 좋다. 정말 카페 같은 회사가 있을거라고 믿는가!? 그나마 희망적인것은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는 회사가 아예 없지는 않다(…)
IT업계 = 야근 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야근이 업무성실의 척도로 여기는 한 그리고 무리한 프로젝트 기간을 정하는 한 이러한 문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야근과 심할때는 철야 그럼에 없는 야근비. 연봉은 알바 못지 않은 연봉(…) 회의가 꼭 즐거울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상상했던 회의와는 다르게 답정너 또는 아무생각없는 사람부터 정치하느라 바쁜 사람 또 열심히 일해볼려는 사람은 결국 모든 책임을 지게 하고 일하는 사람은 하고 안하는 사람은 안하고…
IT계의 3D업종 중 하나로 유명한 웹디자이너… 말은 웹이지만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 포토샵, 일러스트로 할 수 있는 모든 것 즉 편집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영상까지 가릴 것이 없다. 잘 모르면 배워서라도 하게끔 시킨다. 학원? 아니 알아서… (까라면 까야지…)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디자인 같은건 다 하게 되는 웹디자이너. (절대 저 동영상 편집도 할줄 압니다 라는 말 하지 마시길 슬프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
여러 불합리한 일이 생겨도 특히 신입일 경우는 "IT가 원래 그렇다던데", "어떻게 취업을 했는데" 하면서 스스로 묵인하고 그들의 마음을 잘아는 회사는 열정을 페이로 착취한다. 슬픈 현실이며 지금도 이렇게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 그리고 IT업계 종사자 모든분들에게 고생이 많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필자도 고생이 많다.(…)
굳이 이 직업을 너무 하고 싶은 분들에게 굳이 회사를 추천하자면 "그래도 대기업"을 추천한다. 중소기업이라도 "알려진 곳"을 추천한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같은 야근을 해도 야근비를 받고 일하는게 낫지 않겠는가?…
맥도 한번 써보는게 좋지 않겠는가? 연봉도 조금이라도 더 높으면 좋으니까…
있는 폼 없는 폼도 잡아 보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아니 가시관인가?
고질적인 문제
어떤일이던 창조적인 일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야근한다고 모니터 앞에 있는다고 크리에이티브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무리한 프로젝트 기간으로 인해 벤치마킹을 가장한 사이트 베끼기, 버그 난발, 디테일 실종으로 디자이너도 실력이 늘지 않고 무리한 야근 등으로 인해 크리에이티브가 나올 정신상태도 아니고 그저 좀비같이 일을 하게 된다.
그저 전에 했었던 스타일 빠르게 적당히 할 수 있는 스타일로 업무를 쳐내기 바쁘고 지속되는 야근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건강도 안좋아지고 매너리즘과 슬럼프에 빠지고 이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접는 수순까지 간다. 물론 각 회사의 사정이 다 달라 꼭 야근이나 프로젝트 기간으로 인한 문제만 있는것이 아니다. 사내 정치나 폭언 등으로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다른 이야기들은 차치하더라도 회사에서 제발 월급은 안밀린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는 안했으면 좋겠다. 연차도 자유롭게 사용 가능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지 말자. 얼마 되지도 않은 월급을 밀리는것도 황당하고 당연히 써야 하는 연차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회사에서 위와 같은 걸로 자랑을 내세운다면 그 회사에 대해 고민해 보시길)
버틸 수 있는 힘
여러 문제가 산재해있는 와중에 그나마 디자이너로서 버틸 수 있는 건 역시 내가 발전하는 모습이 보일 때이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정말 내가 이 직업을 사랑한다라는 뜻 일 것이다. 발전하여 실력이 늘었다라는건 상대적이서 본인만 느낄 수 있겠지만 그 점이 악조건인 상황에서 이 직업을 이어나가고 더 큰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힘을 준다.
조금씩 발전하여 시간이 지나면 누가봐도 실력이 늘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경력이고 경력자가 가지고 있는 힘이 아닐까 싶다.(물론 모든 경력디자이너가 뛰어나다는 것은…)
이야기를 정리하며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때는 난해하고 우울한 이런 회사들이 정말 있을까? 너무 과장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모든 회사가 이렇지는 않다. 필자도 위의 내용들과는 다소 다른 그래도 괜찮은(?) 회사도 경험해보았다. 하지만 이런 회사들은 분명히 있고 대체로 변화하지 않는 IT회사들의 자세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IT 기술들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데 또 회사에서는 항상 새로운 것, 변화하라 하면서 회사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왜 조금도 변화하지 않는가 싶었다.
웹디자이너의 생활이 그렇게 화려하거나 뭔가가 특별하지 않다.
일반 회사생활 또는 어떤면에서는 그 이하일 수도 있다.
아니 어쩌면 어떤 업종이든 다 똑같이 이렇게 힘들 것이다.
디자이너가 다니는 회사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접는 것이 좋다.
환상은 잠시 접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내가 적은 이 이야기들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남겨지길 바라며… 오늘도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멋진 디자인 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토닥토닥 화이팅! 그리고 나도 화이팅!